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지만…5년만에 박사학위 땄다

입력 2022-02-22 18:02   수정 2022-02-23 01:34

국내에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시청각 중복 장애인으로선 처음으로 박사학위 취득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지난 10일 나사렛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조영찬 씨(50·왼쪽).

2007년 나사렛대 점자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한 그는 이듬해 신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5년 만에 복수전공(사회복지학과)으로 학부를 졸업한 조씨는 대학원에서 신학과 기독교상담학을 5년에 걸쳐 공부했다. 2017년 박사학위 준비를 시작해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 제목은 ‘하느님, 언어, 삼관인(三官人)’이다. 삼관인은 ‘시청각장애인’ 대신 조씨가 만든 단어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개 감각기관(五官) 중 3가지 감각은 갖고 있다는 의미다.

시청각 장애를 지닌 조씨가 수많은 책을 읽고 각종 시험을 통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척추 장애가 있는 아내 김순호 씨(오른쪽)가 책을 점자도서로 일일이 변환해주는 등 여러 방면에서 도와준 덕분에 이룰 수 있었다.

조씨는 15년간 공부하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갖는 데 대해 줄곧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한국에서는 아직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으니 미국으로 유학을 가라는 조언을 여러 번 들었지만, 한국에서 길을 찾겠다는 희망을 품고 공부해왔다. 그는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끝없이 공부하면서 차별화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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